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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주의 꽃은 역시 지리산이었다

동서울에서 밤11시 노고단(성삼재)행 버스를 타고 성삼재에 도착하니 새벽 3시다
무인 편의점에 들러 물티슈와 따스한 꿀홍삼차를 하나 사서 마시고 헤드랜턴을 하고 노고단을 향해 걸었다 먼저간 사람들도 있었고 무인편의점에 간단히 요기를 하는사람들도 있었기에
나는 홀로 어둠속을 걸었다
두렵기도 하고 그럴적마다
별이 총총한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주문을 외듯 괜찮아 괜찮아 하며
걸었다
노고단 대피소 공사는 언제 끝날지 알수는 없고 우회하라는
안내표지판대로 노고단고개를 향해가는길에 안개가 밀려오니
지금까지 걸어왔던 길보다 더 두려움이 앞섰다
어쩜 사람 한명오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안개낀 어둠 내가 정말이지 싫어하고 무서워한다  걸음은 더욱 빨라지고 어느새 노고단 고개에 올라서니 어둠이 조금씩
밝아오는 느낌이 든다
5시부터 입장이니 30분은 쉬면서 기다려본다 안개에 쌓여 오늘은 일출이 꽝이라며 종주하시는 일행들은 오자마자 떠나고 나는 일출을 볼수 없을지언정  노고단으로 향했다 새벽이슬에
젖은 야생화들이 싱그럽다
서서히 안개가 그치면서 살짝 얼굴을 내민 일출과 그 주위를 감싼 구름이 파도처럼 밀려든다
이거였지 노고단의 구름바다
나는 노고단의 구름바다에 빠져
오늘 가야할 장터목까지 갈길이 먼데 쉬발길이 떨어지질 않는다
종주의 의미도 있지만 나는 이 풍경을 놓치고 싶지는 않았다
올때마다 구름바다를 보고나면
한결 나의 발걸음은 가벼워지는것 같다
천왕봉가는길  이곳에 섰을때
언제나 가슴이 설레였던곳
그래서 반야봉까지 왕복으로 몇번을 다녀왔고
그다음 내가 좋아하는 연하천대피소 목판에 이원규시인이 새겨놓은 행여지리산에 오시려거든 글귀를 찾아 종주를 하게 되었다

초록빛으로 물들어가는 6월은 종주하기 가장 좋은 시기같아 떠나보기로 했다 늘 망설임과
고민 혼자가야 하는 두려움속에서도 나는 지리산을
가야겠다

산새소리와 시원한 숲의 공기를 맡으며 걷고 임걸령 샘물에 목을 축이며 걷고 또걷고 토끼봉에서는
하늘구름이 땅까지 내려앉는다
간단히 요기를 하고 연하천 대피소를 향하는길  작년 6월초에 종주때 비와 안개속에 보지못했던 풍경들 실컷 보면서 걸어본다
연하천 대피소에서는 커피와 간단히 식사를 하고 인증샷을 부지런히 찍고 다시 벽소령으로 향했다 벽소령 대피소간판에 앉아
셀카를 찍고 여기서도 커피한잔
그리고 세석으로 향해가는길
어쩜 이렇게 사람구경 하기 힘들까 싶다 마음같아선 시간에 쫒기지 않고 하염없이 쉬어가고 싶은 벽소령...
세석가는길이 젤로 힘든구간
하늘엔 구름이 잔뜩 몰려오고
간간히 빗방울도 떨어진다
컨디션도 좋고 발걸음도 가벼워서 그런지 세석도착을 하고 원래 예약한 세석1박을 바꿔서 장터목으로 변경하고 얼른 장터목으로 향했다
촛대봉을 지나 내가 보고싶어했던 아름다운 연하선경
두분의 남자분의 사진을 찍어드리니 내 사진도 찍어주셨다
걷다가 되돌아보고 싶은길
연하선경에 구름이 몰려들고
아쉬움에 자꾸 걸음이 멈춰서지만
가야할 길이 또 있기에 돌아설수
밖에 없었다

세석까지는  어떻게 올수는 있었는지
다시는 장터목까지는 올수는 없을듯 너무 힘이 들었다
밥생각도 없고  방배정을 받고 무조건 누웠다
낼 새벽 일출을 보러 가려면 그냥 쉬고 싶다란 생각뿐
옷을 갈아입고 바깥을 나가 보니
안개가 자욱 간단히 식사를 하고
피곤했지만 잠이 오질 않는 긴밤을 보내고 새벽 2시40분에
천왕봉으로 향할 준비를 하고 3시가 조금 넘어
사람들속에 함께 올라본다
배터리가 충전이 다 된건지 알았더니 충전이 아예 안된 모양이다
하필 이럴때 말이다
어둠속에 붉게 떠오르는 천왕봉에 서서 본 일출과 구름
가슴이 뜨거워진다
어찌나 손이 시리고 추운지 오래
있을수가 없어 사진 몇장 찍고
장터목으로 다시 하산해 몸을 녹이고 6시가 조금 넘어 다시 천왕봉으로 향했다
여전히 바람은  불고 추워서 천왕봉은 머물수가 없었다
중산리 하산길에  바라본 하늘은 여전히 구름바다를 이루고
아쉬움에 뒤돌아본 천왕봉
어느새 로터리대피소에 와 간단히 요기를 하고 칼바위로 하산을 해
서울오는 3시35분 버스를 탔다
아무생각없이 잠에 빠져들고 싶었다
고단한 지리산 종주였지만 이
행복한 기분은 무엇일까
6월의 지리종주는 나에게
어떤의미로 남을런지
시간이 갈수록 산은 힘들고 버거워지지만 그래도 가고싶은 곳
그곳은 늘 지리산이었다

정향나무 꽃향기와 함박꽃이
나의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
지리산...
언제 또 가려나
이제는 대피소 2박 예약을 하고
소풍처럼 그곳을 가야겠다
지리산은 언제나 변하면서도
첫마음이니
나의 정원..
지리산으로..
(지리산 가장 아플때와라)




정향나무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