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2년 산행과 여행

[22.09.22~23금/토]지리산/ 쓸쓸히 오는 가을/나는 다시 지리로 간다

지리산이 처음인 동생을 데리고
비교적 쉬운 백무동코스를 정하고
장터목 대피소에서 1박 그리고
천왕봉 중산리코스로 하산길로 정했다
동서울터미널에서 첫버스를 타고
백무동 시외버스터미널에는 11시20분에 도착을 했다
낯선풍경에 너무좋아하는 동생은
이곳이 지리산이냐며 연신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하늘은 너무나도 맑고 햇볕은 따가웠지만 공기는 어느새 가을을 감지케 한다  청량감이 드는 지리산의 그 묘한 공기는 내겐 언제나 특별한 것 같다
우린 간단히 요기를 하고 수다를 떨다보니 어느새  한시간이나 지났다
장터목방향과 세석방향 갈림길에서  저긴 어디로 가냐고
묻길래 나름 또 열심히 설명을 해주고  우리 장터목방향으로 올라섰다
직장인인 동생은 지리산을 가기위해 금욜 월차를 쓰고 오는날 새벽 4시까지 회사에서 처리해야할 업무를 하고 한잠도 못자고 버스를 타고 온거였다
대기업에 다니며 IT분야에 차장인
야무진 동생은 일이 너무 너무 많아 스트레스가 많다고 하길래 가끔 산행을 데리고 다니기도 한다
걸으면서 힘들어 하길래 천천히 쉬다 하늘한번 올려다보면서 걷다
서다를 한다  장터목 대피소는 해지기 전에만 도착하면 된다고 안심을 시키며 아주 여유롭게 걸었던 우리  
하늘이 맑다가 갑자기 안개가
몰려온다 금방이래도 비를 뿌릴듯한 하늘은 또 맑아지고
변화무쌍한 지리산을 느끼면서
장터목으로 향했다
12시반에 산행을 시작해서
워낙 천천히 쉬다가 오다보니
5시반에나 도착을 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취사장에선
식사를 하고 방배정부터 받으러 올라가니 세석에 근무했던 낯익은 얼굴들이 몇명보인다
나를 보더니 얼른 알아채고는
먼길 오느라 수고많았다고
커피두잔을 타서 내온다
이곳으로 발령을 받아 근무중이라 했다
늘 고맙게 느끼는 동생들이다

일단 배낭을 배정받은 곳에다
두고 일몰지기전에 사진을 찍으러
밖으로 나오니 그 잠깐의 시간이
완전히 용광로 같은 노을로 장터목을 애워싸고 있었다
너무 멋지다고 소리를 지르는 동생도 피곤함이 싹 가신다고 했다
손이 시릴정도록 바람은 한겨울처럼 휘몰아 친다
바깥 데크에선 식사를 할수가 없을 정도록 추웠다
붉은 노을은 순식간 어둠속으로 잠겨가고 사람들이 조금 빠진듯해
식사를 하고 낼 새벽에는
일출을 보러 천왕봉을 오를 생각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동생의 컨디션은
괜찮았는데 ..
새벽3시 잠이 오질않아 나는 뜬눈으로 지새고 동생을 깨우니
일어나질 못한다
일출보기는 포기하고 다시
자리에 누웠더니 그때서야 졸음이 몰려온다
6시40분 바깥으로 나와보니 얼마나 춥던지..
동생을 깨워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려니 아무것도 먹지못하겠다고 해 일찍 천왕봉을 올라 로터리대피소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8시가 조금 넘어 장터목을 떠났다
컨디션이 너무 안좋은 동생은
가다서다를 반복한다
힘들면 바로 중산리 방향으로 하산을 하자고 하니깐 동생은
꼭 천왕봉을 가고싶다고 했다

타이레놀 한알을 먹이고
쉬엄쉬엄 걸었다
아침 햇살에 번져오는 구름이 장관이다
제석봉 가는길에 작년에 숨은벽을 오르던 20살의 학생을 그기서 만났다
얼마나 반가운지
남부터미널서 밤버스를 타고 중산리로 와서 천왕봉을 올라
장터목을 지나 백무동으로 하산
한다고 했다
참 대단한 학생이다 얼마전에는
한국청소년연맹에 해외원정단에
선정되어 희말라야도 다녀왔다고 했다
만난게 너무 반갑다고 이모 사진같이 찍어요 해서 기념으로 남기고 헤어젔다
우연치고는 너무 신기하고
행복한 만남이다
살면서 이런 우연은 두고 두고
이야기꺼리가 되기도 하고
소중한  추억이 되어주기도 한다

장터목의 일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