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도봉을 지나 화개재로 가는길ᆢ
안개가 자욱히다
계속 이런 상태다 보니 조망은 이미 포기
얼른 가야겠다는 생각만 발걸음을 무겁게 한다
출발할때와 달리 배낭도 무겁게 느껴진다
노고단과는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가까워지는 연하천 대피소
그기서 식사도 할겸 쉬어갈 생각에 부지런히 앞만
보고 걸었다
빗방울이 나뭇잎에 타닥 따닥 떨어지는 소리가
참 좋다
일기예보에는 비소식이 없었고 단지 흐림이었는데
날씨만 좋았음 얼마나 좋았을까
힘들때마다 하늘 한번씩 올려다 보고 먼 산 그리메도보면서 걸으면 힘도 덜 들테지만
어찌겠는가 하늘이 하는일인걸
한발자욱씩 걷다보면 언젠가 이 길도 끝이 있겠지
시작이 있음 끝이 있기마련이니까
걸으면서 또 걸으면서 이유없이 행복하다
이 길 끝에서 만날 숙연한 행복이
나를 찾아올테니
화개재를 넘어 연하천오는 길도 만만치는 않다
수많은 계단 또 계단길
마지막 계단길을 내려서니 작고 아담한 연하천대피소가 눈에 들어온다
오늘 처음 쉬어가는 연하천 대피소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마음이니
헁여 견딜만하면 제발 오지 마시라)
연하천대피소 벽면에 목판으로 제작된 이 글귀가
있다
이곳을 거쳐간 수많은 사람들은 이 글을 보았을테고
그 감동된 마음으로 길을 떠났을것 같다
나역시도 이글을 읽노라니 울컥해진다
이 짧은 글귀가 얼마나 크고 힘이 있는
메세지인지
성삼재에서 연하천대피소까지는 13.2키로다
시간상 표시는 7시간으로 되어 있다
성섬재서 노고단까지 40분
노고단을 올랐다 노고단고개서는 6시에
출발해서 연하천 대피소에 11시 도착을 했으니
난 5시간 40분이 걸렸다
당장 커피한잔을 마시고 싶어 물부터
끓이고 커피를 마시고 가야할 길이 멀기에
컵라면으로 요기를 했다
너무 조용하고 산속 별장같은 집
원래 연하천대피소는 개인이 운영하다 국공에
귀속되었다고 들었다
다음번에도 다시오고 싶긴 하나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다
여기서도 마냥 쉴수가 없기에 서둘러 사진들을 찍고
벽소령으로 향했다
비가 그치고 해가 비춰온다
따스한 커피를 마셔서 그런지 발걸음에 힘도 생긴다
지나온 능선길을 바라보면서 겹겹히 쌓인 산그리메를
난 좋아한다 지리산의 매력이기도 하다
멋진 형제봉을 지나 벽소령대피소에 도착하니 70세 할아버지 한분이 밤기차를 타고 무박종주를 오셨다했다 컨디션이 안좋아 세석까지 갔다가 하산을 하신다는데 거의 종주나 마찬가지다
정말 대단하고 존경스러웠다
여기서는 사진만 찍고 세석으로 간다
지금껏 걸었던 길중 젤로 힘든구간이 벽소령에서
세석가는 길이 아닌가 싶다
내린비로 우거진 숲길은 습하고 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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